성명서
누구나 안전한 일상을!
-반복되는 디지털 성범죄!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텔레그램 ‘겹지인방’(가입규모 최대대화방 22만명)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대학교, 초·중·고등학교에서 가족(엄마, 누나, 여동생), 친구, 교사 등 가까운 여성 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불법합성) 성범죄가 드러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 대부분이 10대 청소년이라는 언론보도는 큰 충격과 불안을 주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카톡으로 ‘남의 사진 합성하지 마라, SNS에 올린 사진 다 내려라’고 왔던 게 다예요.”, “친구들은 신경도 안 써요. 걔들이 맘먹으면 어떻게든 찾을 수 있잖아요”, “이미 웬만한 여학생들은 다 올라갔다고 보면 돼요. 학교도 다 알 걸요” 등 텔레그램 딥페이크 피해학교로 알려진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이 말하는 현실이다.
지난 5년간 군포탁틴내일로 의뢰된 법원수강명령교육 대상자인 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성범죄 가해 내용은 통신매체이용음란, 단톡방 성희롱, 불법 촬영과 유포 또는 공유, 딥페이크 성착취를 넘어, 범죄피해물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협박의 수단으로 2차, 3차의 가해 등 범죄의 죄질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가와 사회가, 어른들이 방관하고 있는 사이 청소년들은 ‘하면 안 되는 일’ 인줄 알지만 재미나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여성을 성적대상화 하거나 혐오, 비하하는 놀이를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
누구도 쉽게 가해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누구도 쉽게 피해자가 되면 안된다. 그래도 되는 놀이, 장난은 없다. 그래도 되는 ‘공간’은 없다. 그래도 되는 ‘사람’은 없다. 이러한 기본 상식이 무너진 청소년들은 일부 청소년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공동체 의식을 온·오프라인 세상에서 보여주고 있는가?
‘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존엄한 존재이며 평등하다’는 당연한 사실에서 누구도 제외 되어선 안되는 ‘상식의 세상’을 위해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뺄 것인가? 책임감 있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동료 시민으로서 청소년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정부와 사회는 답해야 한다.
누군가를 착취하는 방식으로 얻는 것은 ‘인정’과 ‘즐거움’이 아니라 그것은 ‘폭력’이고 ‘차별의 학습’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더는 방관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 수사·사법기관은 가해자에게 합당한 엄벌을,
- 국회는 뒷북 아닌 선제적 현실적 법 제정을,
- 정부는 제대로 된 성평등 정책 마련과 실행을,
-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디지털플랫폼 사업자에게는 마땅한 책임 부과를,
- 교육 당국은 공교육 차원의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포괄적 성교육 실시를 촉구한다.
디지털세계 원주민인 청소년들이 권리와 책임을 다하며 안전한 온라인 생태계의 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제도를 마련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피해를 예방하는 사회가 아닌 가해를 예견하고 예방하는 사회, 방관자가 아닌 든든한 동료이자 용기있는 목격자가 상식인 사회가 희망이 있는 사회이다.
2024. 9. 7.